전문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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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지방분권이 갖는 양면성, 어떻게 극복해야하나?

작성자
관리자
게시일
2017.12.01
조회수
525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우리시대 절대명제이기도 하며, 문재인정부 국정기조의 큰 흐름인 ‘지방자치와 분권’이 또 다른 시대과제인 복지국가 발전에 기여할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국가주도의 과감함 복지국가 추진에 저해요인이 될 것인가? 간단치 않은 질문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 설익은 낙관론이나 무조건적인 비관론에 빠져선 안 됨은 분명하다.

 

  그간 지방정부의 복지지출은 매우 빠른 속도록 발전해왔다. 중앙정부의 복지지출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8.2% 증가한 데 비하여 지방정부는 12.4%에 달했다. 자치단체 전체 지출에서 사회복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엔 전국평균 25.4%이고, 자치구는 물경 53.5%에 달할 정도로 막중해졌다. 그런 가운데, 문재인정부에서 추진하는 지방자치와 재정분권은 과연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기본적으로 복지의 분권화는 복지국가 구축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에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먼저 긍정적인 시각은, 분권화는 중앙집권적 관료제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지역적 특수성과 주도성을 수용하게 되며, 특히 주민과 대면접촉이 많은 지방정부가 주민 욕구의 개별성을 고려해야 하는 복지서비스 분야에선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므로 당연히 복지국가 구축에 필수적이라 본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면, 지역의 자율성은 집합주의적 가치를 갖는 복지와는 조화롭지 못하며, 실제 유럽 복지국가에서 분권은 복지국가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통제 또는 감축을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는 우려를 거두기 쉽지 않다.

 

  결국 분권은 지역의 독립성과 자율성이란 시각에서 보기 보다는 중앙정부와 지역차원의 다양한 공적, 사적 조직들 간의 ‘거버넌스’(협치)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따라서 지방분권이란 기치 아래 국가의 역할이 단순히 퇴조 또는 축소된다기 보다는 목표설정, 우선순위 결정, 정책들 간 조정 역할을 함에 있어 국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함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럽의 경우 지방세입의 규모와 사회서비스지출 간에 매우 뚜렷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 재정분권은 원론적으로 복지서비스의 증진을 가져올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러나 낙관할 수 없게 만드는 지점으로 다음과 같이 몇 가지를 열거해 볼 수 있다.

 

  첫째, 먼저 2005년부터 시행된 분권교부세제에서 확인된 부정적 결과이다. 당시 준비되지 않은 지방정부에 원칙없이 국고보조금 사업을 이양함으로써 사회복지서비스의 축소 내지 재정제약 상황에 시달리다가 수차례 국고보전이 이루어졌으며, 결국 일부 사업이 국고사업으로 환원되는 혼란을 겪었다. 지금까지도 분권교부세제가 지역의 복지서비스에 긍정적인 여지를 남겼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

 

  둘째,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현재 상태가 여전히 복지보다는 지역개발에 경도되어 있고, 섬세한 복지기획 및 집행을 위한 전문성을 충분히 갖고 있지도 않으면 지역 주민이나 NGO의 견제력도 부족하다고 볼 때, 재정분권과 함께 복지서비스에 대한 결정권이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될 경우 상당정도의 복지서비스 축소나 정체, 혼란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복지분권이 미치는 양면성을 고려할 때, 복지영역에 있어서만큼은 ‘상대적인 자치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즉, 재정분권에 따른 지방정부의 복지자율성을 복지서비스 부문 등 지방정부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선 인정하되, 전국적으로 주민의 복지권이 확보되고 향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견인 및 평가장치가 상당기간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듯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구조 속에 궁극적으로 복지부문에 있어 지방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증대시키며 지역주민에 맞는 서비스를 행하도록 하려면 복지제도의 성격과 특성에 따른 분류, 기획과 집행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역할 구분, 그리고 재정의 조달 책임과 방식이란 세 가지 측면에서 매우 정교한 전략과 세심한 수단의 발동이 필요하다.

 

  당장은 현재 시점에서 중앙정부가 재정적 책임 영역을 얼마나 질 것인지, 그리고 어떤 영역에서 이를 관철할 것인지 분명해 해야 하며, 중앙정부의 책임 영역 또한 현재와 같은 개별보조금방식이 아니라 포괄보조금방식(block grant)과 같이 자율성이 확보되는 방식을 채택하여 지방정부의 기획력을 제고하는 방안이 적극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중요한 복지권에 대해서는 입법을 통해 정부의 책무성을 명확히 하되, 중앙과 지방의 역할도 규정하여 복지에 있어 지방정부의 책무와 역할에 대해서도 규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개헌 시에 복지권이 분명히 명시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적 관계를 명시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