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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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위원회의 출범과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개혁

작성자
관리자
게시일
2018.03.22
조회수
461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1980년대 정치‧행정의 세계적인 흐름은 지방분권체제로의 개혁이었다. 영국은 특이한 상황으로 1997년 이후 지방분권의 흐름에 합류하였지만, 미국과 일본은 물론 전통적인 중앙집권국가였던 프랑스조차 1982년 미테랑 정부가 지방분권 헌법을 제정함으로써 지방분권 개혁을 추진하였다.

 

  우리나라도 지방이양합동심의회,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지방분권촉진위원회,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등 정부별로 새로운 추진체제를 구축하여 지방분권을 추진하여 왔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를 제외하곤 성과가 크지 않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지방분권은 수사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그 결과 1987년 제9차 헌법개정이 대통령 직선제를 이루고 지방자치를 부활시킴으로써 여・야간의 정권 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등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한 반면 중앙정부 중심의 중앙집권체제는 그대로 유지되는 결과를 낳았다.

 

  중앙집권체제는 우리나라가 제왕적 대통령제로 일컬어지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정에서 중앙집권체제의 폐해는 더욱 절실하게 드러났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라는 사회적 가치를 앞세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것을 국민에게 약속하였다. 이처럼 새로이 천명된 사회적 가치의 관점에서 볼 때 수도권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시정하고 지역이 강한 국가로의 개혁이 추진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상기 목표를 위하여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을 천명하였다. 구체적인 정책 실행을 위하여 2018년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하면서 법의 명칭을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에 관한 특별법”으로 변경하고 추진기구의 명칭도 자치분권위원회로 변경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이라는 용어대신에 자치를 풍요롭게 하는 지방분권이라는 의미의 “자치분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개혁에 대한 의지와 그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2018년 3월 20일 출범하는 자치분권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추진 주체이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사회적 가치를 토대로 과제를 선정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그 결과는 정의롭게 추진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할 때 자치분권위원회의 중요한 제도적 토대는 자치분권의 이념이 반영된 개정 헌법이 될 전망이다.

 

  새로운 헌법이 우리나라가 “자치와 분권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하고 주민주권의 사항을 반영한다면 새로운 건국차원의 국가개조가 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치경찰과 자치교육을 포함하여 획기적 수준의 중앙행정 권한이 기능을 중심으로 지방으로 이양될 것이다. 재정분권을 통하여 지방의 상황에 맞는 차별적인 집행을 가능하게 하며, 지방정부의 집행력을 높이기 위하여 자치역량을 기르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국가주의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주민자치를 확대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경험을 축적해나갈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인구감소 및 지방 간 격차의 확대, 4차 산업의 진전 등 자치환경의 변화를 맞이하여 네트워크형 거버넌스를 도입함으로써 지방정부의 탄력적인 대응력을 향상할 것이다.

 

  자치분권위원회는 위의 자치분권 과제를 권고하는 동시에 관계 부처의 실행상황을 점검하고 평가함으로써 추진성과를 점검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치분권형 헌법이 개정되면 각 부처에서 현행 법령을 자치분권의 이념에 맞추어 개정하는 작업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를 모니터링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에 포함된다.

 

  자치분권을 통한 국가개조의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논의의 과정은 규정된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논의과정에 관계 당사자들이 소외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통하여 논의의 효과성도 제고할 것이다.

 

  자치분권의 추진과정은 상향식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제까지의 추진과정은 추진주체가 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는 하향식이 주를 이루었다. 향후에는 지방의 제안에 따라 과제를 선정하고 적합성을 논의하는 상향식으로 이를 보완하여 자치분권의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다.

 

  자치분권을 통한 국가개조는 자치분권위원회, 중앙정부, 지방정부, 이익 및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 간 숙의의 산물이다. 동시에 사회적 가치에 대한 합의의 결과이다. 결국 자치분권위원회를 중심으로 소통과 협력에 기초한, 굳건한 자치분권 거버넌스의 구축 여부가 자치분권의 성과를 가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