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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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자치 우수 사례 소개 - 무궁화로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고양시 대덕동 송아리

작성자
관리자
게시일
2018.12.21
조회수
128

무궁화로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고양시 대덕동 송아리

노계향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전문위원



무궁화를 심는 대덕동 사람들


  고양시 대덕동은 무궁화꽃마을이다. 3년째 무궁화 묘목을 식재하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 무궁화나무를 심고 키우고 있다. 올해는 대덕동 무궁화꽃 축제도 개최하였다. 대덕생태한강공원에 식재되어 자라고 있는 묘목에도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삼년 전 1,100주의 묘목이 5,000주로 늘어났다. 동네 어귀, 골목, 화분에 식재를 시작해서 지금은 대덕생태한강공원 꽃밭가꾸기 사업으로 한강변을 무궁화나무로 채우고 있다. 



무궁화꽃마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대덕동은 고양시와 서울시의 경계에 놓여있는 마을이다. 행정구역상 고양시이지만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울시 상암동이 코앞이다. 상암동이 개발되면서 보이는 곳은 번쩍번쩍한 빌딩과 아파트, 널따란 도로인데 대덕동은 개발에서 빗겨나 있다. 행정구역상 고양시이지만 고양시의 편의를 이용하기엔 모든 것이 너무 멀다. 

  대덕동은 우여곡절이 많은 동네다. 개발과는 인연이 없다. 오래 전엔 군작전 지역이었다. 이어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 만들어졌다. 떠나는 사람은 많고 들어오는 사람은 없으니 동네는 세월과 함께 낡아갔다. 난지도가 공원으로 바뀌고 상암동이 디지털미디어시티로 거듭나면서 대덕동에도 개발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기대는 빠르고 결과는 늦다. 개발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마을을 둘러싼 인근에 여러 단지들이 생겨났지만 아직 대덕동까지 오기는 시간이 더디다. 

  개발은 재산가치 상승,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공동체의식의 와해를 동반한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 집의 위치, 땅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재산적 가치에 마음이 흔들린다. 여전히 없는 것이 있는 것보다 많은 마을임에도...

  대덕동엔 약국이 없다. 생활편의시설은 더더욱 없다. 학교도 없다. 아이들은 도로 하나 사이에 둔 상암동의 학교에 가지 못한다. 멀리 있는 고양시 학교에 다녀야 한다. 교통편도 없다. 순환버스 한 대가 시간대별로 들어오는 게 전부다. 마을에서 오랫동안 새마을협의회활동을 해오던 두 사람이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심했다. 2,400여명의 주민들을 한마음으로 묶어서 같이 할 수 있고 마을 주민으로서의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했다. 

  마침 무궁화꽃이 눈에 띄었다. 나라꽃 무궁화, 우리 마을을 무궁화마을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했다. 우선, 삭막한 마을 환경을 활짝 핀 무궁화꽃으로 화사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무궁화를 함께 심고 가꾸는 과정에서 마을주민들이 얼굴을 맞대고 어울릴 수 있다. 이견도 있었다. 꼭 무궁화여야 하는지.. 마을환경이 중심이면 다른 예쁜 꽃들도 많고 심고 키우기도 간단하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무궁화는 묘목이 필요하고 키우는데 시간이 걸린다...

  다시 고민했다. 단순한 마을가꾸기는 아니어야 한다. 우리 마을을 상징하고 마을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마을사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일. 결국 다시 무궁화였다.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나무가 커가는 과정 속에서 마을도 함께 커갈 수 있다. 나라꽃 무궁화의 의미를 새겨 광복절과 연계한 축제도 해보면 좋겠다. 이 축제가 대덕동을 키우고 알리는 축제가 되면 마을경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통장단 등의 마을대표들과 지속적인 토의를 하며 무궁화마을로 가닥을 잡아갔다. 

  주민센터에서 고양시 자치공동체사업에 공모하자는 의견을 주었고, 공모결과 씨앗단계사업으로 선정되어 지원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3년차 공모를 해서 지원을 받고 있다. 2016년 1년차는 무궁화묘묙 식재, 2017년 2년차는 무궁화와 어울리는 태극기 게양하기, 그리고 2018년 3년차에 드디어 무궁화꽃 축제를 진행하게 되었다.

마을공동체 ‘송아리’의 탄생
 
  공모사업에 지원하면서 함께 할 마을사람들을 모았다. 40여명이 모였다. 단체 이름은 ‘송아리’로 정했다. 송아리는 꽃이나 열매가 잘게 하나의 꼭지에 달려 이루어진 덩어리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홀로 떨어져 피어있지 않고 모든 주민이 함께 한다는 나름의 의미를 담았다.
  송아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우리나라에 있는 무궁화꽃마을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홍천, 수원, 포항, 세종시의 무궁화마을을 찾아갔다. 무궁화 묘목 식재부터 개화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부분을 공부했다. 드디어 묘목 식재. 1,100주의 무궁화 묘목이 마을 어귀부터 곳곳에 심어졌다.


  무궁화 식재를 위해 마을어귀의 지저분한 공간을 정리했다. 화단을 만들고 잡풀을 정리하고 무궁화를 식재했다. 송아리회원은 물론 마을의 모든 단체 회원들이 나와서 함께 했다. 저절로 마을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되었다. 함께하는 힘이다. 첫 무궁화꽃이 피었을 때, 모두가 나와서 쳐다보며 신기해했다. 아직 작은 나무이지만 송이송이 무궁화가 피어나면서 무관심했던 마을사람들도 서서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모두 함께 만들어 보자구요~

  무궁화가 자라는 동안, 송아리는 공동체 체험활동으로 천연비누 만들기를 진행했다. 무궁화꽃 모양의 천연비누 만들기. 처음엔 어수선(?)하던 꽃모양이 점차 예쁜 무궁화꽃이 되었다. 고양나눔장터에 나가 무궁화꽃 천연비누 체험교실도 운영하였고 실력이 점점 늘면서 고양시 공동체커뮤니티 행사에서는 판매도 하였다.

  3년차 체험활동을 진행하면서 점점 많은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천연비누 만들기에서 토피어리 만들기, 하프 교실 등 체험 프로그램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민센터는 주민들의 모임공간이 되어갔다. 공간이 있다는 건 무척 중요한 일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어울리는 공간이 일단 마을에 있어야 공동체 활동이 진행되는데 힘이 된다. 없는 것이 많은 대덕동이지만, 주민센터 공간도 그리 여유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행복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다.

 

  열린 공간도 생겼다. 마을주민 한 분이 자신의 밭을 기꺼이 내어주었다. 송아리는 고구마를 심었다. 고구마를 팔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함이다. 덩달아 동네아이들이 신이 났다. 유치원,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이 밭은 고구마 심기, 고구마 캐기 등의 체험공간이 되었다. 수확한 고구마는 공동체커뮤니티 행사를 통해 완판! 



 

  2년차 2017년에는 본격적으로 무궁화마을의 의미를 살리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나라꽃 무궁화와 어울리는 태극기 게양이다. 국기와 나라꽃이 한데 어울려 나풀거리는 마을, 그리고 그 모습이 한반도 전체를 뒤덮는 것, 송아리는 그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바람개비도 함께 만들었다.



무궁화와 살아가기

  무료 잔디가 생겼다. 무궁화 묘목이 자라는 주변에 잔디를 심기로 했다. 
  일을 하다 보니 기증하는 곳이 생겨난다. 잔디를 심기위해 모두들 모였다.

 

  무궁화꽃이 만발하고 입구도로에는 태극기가 펄럭이면서 마을은 천천히 예뻐져갔다. 주민들은 오가며 달라진 마을을 느낀다. 송아리회원들의 회의로 일정은 결정되지만 공지는 전체 주민에게 전달된다. 주민들 모두가 나올 수는 없지만 송아리가 마을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는 적어도 전달이 된다. 송아리는 전체 주민들이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한데 모일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동시에 무궁화를 통한 나라사랑이 대덕동을 넘어 우리나라 전체로 퍼지기를 원한다.


 

  한창 물이 오른 무궁화처럼 덩달아 물이 올라가는 송아리 마을공동체. 마침 행정안전부가 후원하고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주최하는 ‘2017 우수 마을공동체 뽐내기’ 대회가 있었다. 이제 갓 2년 된 송아리,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다른 건 몰라도 진정성 하나만큼은 어디에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해보자!! PT 자료, 영상 등등 송아리와 주민센터, 그리고 다른 단체들의 협업이 이루어졌다. 우리 마을을 알리고 빛내는데 모두의 힘이 모아진 것이다. 그 힘은 결국 ‘최우수상’ 수상이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새마을운동중앙회로부터 마을공동체 활동우수 현판도 받았다. 바람 매서운 겨울, 이 따뜻한 결과에 송아리는 더욱 하나가 되었다.



  2018년에는 무궁화 묘목이 5,000주로 늘어났다. 그 동안 무궁화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 무궁화로 유명한 마을을 다니며 무궁화 키우는 방법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었지만 실제 키워보니 마음만으로는 안되는 일들이 생겨났다. 기껏 열심히 심고 키운 무궁화에 병이 들면 어찌해야 할지 오락가락이었다. 그렇게 무궁화와 친해져갔다. 언제 벌레를 잡아주어야 할지, 언제 물을 많이 주어야하는지, 꽃이 피기 시작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궁화도 대덕동 환경에 익숙해져 갔다. 병들었던 무궁화가 송아리의 손길에 살아나기도 하고 한강변의 바람과 햇살에도 익숙해져 가면서 무궁화가 서서히 꽃을 피웠다.

무궁화 축제 개최하다

  무궁화 꽃마을 대덕동을 꿈꾸며 달려온 3년. 드디어 숙원사업이던 무궁화축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2년차에도 준비해보았지만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아 개최하지 못하였던 축제라 더욱 간절했다. 축제를 위해 마을 내 다른 단체의 협조를 구했다. 통장단, 주민자치위원회, 부녀회 등 단체장들에게 축제의 의미를 설명하고 함께 하기를 요청했다. 첫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기존에 동주민센터 중심으로 개최했던 ‘한마음축제’와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송아리의 김규정 대표와 공인석 사무국장은 열심히 그들을 설득했다. 

  단순히 우리끼리 보고 즐기자고 심은 무궁화가 아니다, 무궁화를 통해 우리 대덕동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무궁화가 우리 마을을 먹여 살리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축제는 그 시발점이다. 조금씩... 

  긍정적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어떤 단체에서는 도대체 마을공동체는 무엇인지, 송아리는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3년 내내 설명했지만 늘 처음처럼 물어볼 때 지치기도 했지만 송아리 혼자 하는 축제가 아닌 ‘함께하는 축제’를 떠올리며 축제를 준비했다.

 

  2018년 8월 14일, 드디어 무궁화 축제가 개최되었다. 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동안 열심히 공연을 준비한 ‘무궁화 하프연주단’과 하모니카 합주 등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졌다. 부녀회에서 준비해준 먹거리도 인기가 좋았다. 무궁화 천연비누 체험, 주민노래자랑 등 주민들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즐겼다. 




  축제 후, 송아리 회원들을 격려하는 주민들이 늘어났다. 응원과 지지의 말들이 오고갔다. 대덕동의 마을공동체로 송아리가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축제 평가를 통해 2019년에는 보다 나은 축제를 계획한다. 첫 축제는 무궁화마을 대덕동을 외부에 알리고자 하는 부분과 마을주민들 스스로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컸다. 두 번째, 세 번째 축제는 외부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축제를 기획할 예정이다.

자립을 향한 발걸음

  송아리에게 또 하나의 좋은 일이 생겼다. 무궁화묘목 화분을 보관할 수 있는 온실을 만든 것이다. 온실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의 역할도 한다. 송아리만의 공간이 없어 회의 때마다 주민센터 회의실을 빌려 썼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작지만 ‘자립’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2019년은 송아리에게 또 다른 시작의 해이다. 고양시 자치공동체사업은 3단계까지 지원이 가능하고 송아리는 올해 3단계 지원을 받았다. 이제 송아리 스스로 무궁화 마을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숙제도 많다. 무궁화를 가꾸는 일이 많은 노동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묘목수가 늘어날수록 해야 하는 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처음엔 열심히 무궁화를 가꾸던 사람들도 슬슬 힘들어한다. 자체 관리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다.

  고양시 자치공동체과와도 열심히 상의를 한다. 고양시에서 관리를 도와주면 좋겠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3년간 열심히 했지만 자립의 길은 멀다. 김규정 대표는 10년 계획을 세웠다고 이야기한다. 마을공동체가 마을 안에 뿌리를 내리고 마을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몇 년 안에 해결되겠냐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마을을 바라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한다. 단년도 사업으로 끝날 활동도 있지만 장기적 계획 속에 진행되어야 할 활동도 있으니,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3년은 긴 시간일수도 있지만 하나의 마을을 살린다는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짧은 시간이예요. 단계별로 마을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너무 아쉽습니다.”

  송아리 회원들의 아쉬움은 어쩌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모든 마을공동체들의 아쉬움일 것이다. 자립을 통해 마을공동체의 지속을 담보하고 마을의 새로운 발전을 꾀하는 일은 지난하고도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3년간의 노력을 원점으로 돌릴 수는 없기에 송아리 회원들은 또다시 머리를 맞댄다. 지원에 기대지 않고 ‘무궁화 마을 대덕동’으로 우뚝 서는 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