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위원회

전문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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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주년 자치분권 성과와 과제

작성자
관리자
게시일
2019.05.03
조회수
306
정정화
한국지방자치학회장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 2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당시 지방자치 현장과 학계에서는 획기적인 자치분권의 강화로 침체된 대한민국이 새로운 발전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방의 다양성과 자율성, 창의성을 통해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의 열정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역대 정부도 지방자치의 내실화와 성숙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선결과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역대 정부가 제시했던 거창한 지방분권정책은 정권초기의 명분이나 구호에 그치고, 중앙집권적인 사고와 기득권층의 반발과 저항에 부딪쳐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지방분권정책의 내용이 합리적으로 설계되고, 추진절차와 전략이 체계적으로 수립되었다고 하더라도 집행과정에서 중앙부처의 반발로 무산되거나, 임기 후반에는 정책의지의 약화로 동력을 상실하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를 비롯해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지방재정 확충,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정비 등 자치분권의 실상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권 초기에는 한결같은 목소리로 자치분권을 역설하지만, 임기 중반부터는 대통령과 정치권의 관심이 멀어지는 용두사미의 전철이 20년 가까이 되풀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비전하에 주민과 함께하는 정부, 다양성이 꽃피는 지역, 새로움이 넘치는 사회 건설을 목표로 제시하였다. 2018년 9월에는 6대 추진전략과 33개 과제로 구성된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후속조치로 2019년 2월 자치분권 시행계획을 확정하였다. 이에 앞서 2018년 3월에는 재정분권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10월에는 관계부처 합동 재정분권 추진방안을 발표하였다. 


  국가사무의 지방일괄 이양 및 중앙행정기구의 행정·재정 지원사항을 명시한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해 경찰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은 가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담긴 33개 과제를 제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31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정부입법형태로 국회에 발의한 것은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할 대목이다. 재정분권의 조치로 지방소비세 10% 인상에 대한 관련 부처 간의 합의를 도출한 것도 주요한 성과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자치분권위원회의 의욕적인 활동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성과는 여전히 미흡하거나 유보적이라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우선, 2017년 국회 여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이 아직도 지연되고 있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통과여부도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국회 여건을 감안할 때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에 주민주권의 개념을 명시하고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담겨져 있지만, 자치분권이 여전히 광역자치단체 중심으로 권한이양이 추진되고 있어 ‘보충성의 원리’를 주창하는 기초자치단체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적 포용성장(inclusive growth)’을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강조하였다. 혁신적 포용국가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회적 가치에 기초한 정부 운영, 공공서비스의 혁신적 설계,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한 상향식 문제해결 등이 제시되고 있다. 포용의 대상으로는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뿐만 아니라, 정책결정과정에 소외된 시민과 ‘지방’도 포함된다. 지금까지 국가운영시스템이 국민주권에 기반한 중앙집권적 통치체제가 근간을 이루어왔다면, 자율과 창의성이 관건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주민주권에 착근한 자치분권체제로 전환되어야 중앙에서 소외된 지방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자치분권을 통한 포용국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는 자치분권 종합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화 방안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방자치법 개정 등 자치분권 3개 핵심법안의 국회통과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추진전략이 필요하다.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이나 미사여구에서 벗어나 삶의 현장에서 곤궁해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접근이 필요하다. 자치와 분권은 구호나 명분이 아니라 삶이고 일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