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위원회

전문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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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의 현황과 주요 쟁점

작성자
관리자
게시일
2019.09.06
조회수
4,434
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한국지방재정학회 회장)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지난 2월 마련한 ‘ 2019년 자치분권 시행계획’에서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제시하였다. 


  정부의 재정이 그 속성상 그렇듯이 우리나라 지방재정은 상시적인 재정부족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지방재정은 기본적으로 수지균형의 원칙에 적용을 받고 중앙정부의 엄격한 통제 하에 놓여 있기 때문에 지방채 발행이 나 지방세목의 신설 및 세율 변경에 제한을 받고 있다. 국고보조사업처럼 중앙정부의 의사결정에 의해서 지방재정의 자원이 징발되는 경우가 많아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체사업 수행을 위한 재정여력을 저하시키는 현상도 보인다. 


  지방선거과정에서 나타나는 무책임한 공약 남발 및 선심성 및 전시성 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감당할 수 없는 세출수요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탄력세율제도를 활용하여 세율인상 등을 통한 세수 증대의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지방재정은 “신규사업의 여력이 거의 없고, 기존 사업의 자연증가분을 충족시키기에도 급급한 상태”로서 쉬크(Schick)의 분류 가운데 만성적 재정부족에 해당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문재인정부는 2018년 10월 지방소비세율을 11%에서 2019년에 15%, 2020년에는 21%로 인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재정분권추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방재정은 몇 가지 쟁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법률로 정한다는 헌법 규정 때문에 지방세의 자율성이 약하므로 헌법 개정을 통하여 현행의 조세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하여, 헌법을 개정하여 조례로 지방세의 종목과 세율을 지방자치단체가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도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새로운 지방세를 설치하거나 세율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은 기껏해야 투표권을 갖지 않는 외지인들에 대한 과세를 내용으로 하는 세목 위주로 신설 및 세율 인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둘째, 지방세가 재산과세, 특히 거래과세 중심(30.8%)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부동산 경기의 영향이 크고, 지방세 수입의 안정성이 낮으므로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전통적인 조세이론에는 상충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복지지출까지 감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자치단체 간의 재정력 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다. 재정력 격차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재정조정이 필요한데, 이는 지방세 확대 대신 재정조정제도를 통해서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셋째, 지방세가 자치기반의 주된 재원인데 지방세가 너무 적기 때문에 국세를 지방에 이양하여 지방세 비중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주장에 입각하여 76:24인 국세-지방세 비율을 70:30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총 조세 대비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지방세 비중이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총조세 가운데 지방세 비중은 23.7%로 OECD 평균 20.2%를 3.7% 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며, 단일형 26개 국가 가운데서는 8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연방형(8개국)의 평균은 32.7%로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이나, 단일형(26개국)의 평균은 15.7%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다.


  넷째, 보통교부세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족액을 기준으로 배분되다 보니, 세입 확충 노력이나 조직의 효율화를 공무원의 인건비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오히려 지방교부세 배분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조직의 효율화 등으로 기준재정수요액을 감소시키게 되면 재정부족액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고, 인건비 절감 등 자체노력에 대한 인센티브는 단년도에 그치고, 조직 축소 등의 효과는 계속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경비 절감 노력을 구조적으로 저해한다. 이러한 점은 재정조정제도의 핵심적 기능을 담당하는 지방교부세의 구조적 문제점으로서 계속 논란이 이어질 것이나, 이에 대한 개편은 이로 인하여 손해를 보게 될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 때문에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째, 대부분의 국고보조사업에서는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하는 재원구조를 가지는데, 지방자치단체의 일반재원 증가율 보다 보조금 증가율이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서 중앙재정사업에 대한 지방의 (실질적) 의무재정 분담비가 증대되었다. 지방비가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복지보조금이 증가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계획하였던 각종 지역개발사업을 위한 재원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지방재정계획 전체가 왜곡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의무지출이 지방자치단체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주재정권을 침해하고, 대표 없는 부담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복지수요를 비롯한 재정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가재정과 지방재정 모두 재정부족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가재정과 지방재정 간의 갈등도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러한 쟁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