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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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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의 제2도약(자치분권 2.0)을 위한 지방자치법전부개정(2020.12.9.)의 발전적 고찰

작성자
관리자
게시일
2022.01.21
조회수
904
최진혁
충남대학교 도시·자치융합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근대적 의미의 지방자치제도는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더불어 제헌헌법에 보장되어 제정된 지방자치법(1949.7.4.)에 의해 비롯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지방자치는 집권자의 정권연장의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국가행정의 능률성 도모를 위해 유보당하는 역사적 시련을 겪으면서 진전되어 왔다. 즉, 헌법에 지방자치가 보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력의 창출에 유리하게 활용할 뿐이었고, 나아가 중앙집권적 행정국가의 틀 속에서 헌법에 보장한 지방자치제를 헌법부칙을 두어 지방의회의 구성을 조국 통일 시까지 유예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감안하여 순차적으로 하되, 그 시기를 법률로써 정할 것을 규정하였던 것이다. 


  이렇듯 정치권으로부터 정권유지나 권력의 도구로 전락되었던 우리의 지방자치는 1987년 6.29 민주화 항쟁 이후 마침내 대통령직선제로의 헌법 개정을 보게 되었고, 지방자치를 유보하게 했던 헌법부칙조항도 삭제하게 되면서 제3공화국 이후 시행하지 못했던 지방민주주의의 보루인 지방자치제가 부활하게 되었던 것이다. 


  즉, 1991년 지방의회를 재구성하고 당시 임명제였던 자치단체장을 1995년 주민직선으로 획기적인 지방자치의 시대를 열게 하였다. 그러나 30년 만에 부활된 지방자치도 주민이 필요로 하는 지방자치를 추구하지 못했고, 중앙정부와 정치권력의 필요성에 의하여 그들의 정쟁게임 하에서 지방자치를 시행하다보니 주민을 위한 진정한 지방자치(주민자치)와는 거리가 먼 제도로 진전·왜곡되어 왔던 것이다. 


  여전히 중앙의 정치논리와 국가행정의 우위성에 입각한 효율적 행정논리에 따른 ‘중앙집권방식으로의 지방자치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동안의 지방자치제의 한계를 인식하여 문재인 정부는 정권브랜드로서 평가받고자 했던 참여정부의 지방분권과제들을 보다 발전적으로 계승해가고자 하는 의지를 펼치면서 6대 추진전략, 33개 과제를 제시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치분권의 핵심적 가치를 주민주권(주민참여권 보장, 확대)과 다양성(선택적 자유 확장을 위한 제도개선) 및 공동체(협력적 제도개선)에 두고, 이를 반영할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2020.12.9 ; 2022년 1월 13일 효력발생)을 보게 된 것이다. 


  즉, 주민자치의 새로운 지표설정으로 획기적인 주민주권의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였다. 따라서 지방자치법 제1조 목적규정에는 “주민의 지방자치행정 참여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고, 제17조에 ...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의 결정 및 집행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갖게 함으로써 주민이 권력의 원천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민이 지방의회에 직접 조례를 발의할 수 있는 ‘주민조례발안제’를 도입하며, 지방자치법에 근거를 둔 주민소환·주민투표의 청구요건 등도 완화하여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더 나아가 그동안 획일적으로 운영해왔던 자치단체의 기관구성형태(기관분립형)도 다양성을 존중하여 인구규모·재정여건 등에 따라 해당 지역에 맞게 주민투표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던 것이다.


  다음으로 주민에게 실질적인 행·재정서비스를 제공해주어야 할 자치단체에게 보다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실질적인 자치권을 확대해 주고자 하였다. 따라서 중앙의 자의적인 사무배분을 막기 위해 보충성·자기책임성 등 사무배분원칙을 명확히 하였고(제11조), 법령 제·개정시 자치권 침해여부 등을 심사하는 ‘자치분권 영향평가’도 도입하였다. 이와 함께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역량강화를 위해 기존의 시·도지사가 가지던 시·도의회 사무직원의 임용권을 시·도의회의장에게 부여하여 의회사무처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였으며, 시·도, 시·군·구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할 ‘정책지원전문인력’제도의 도입근거를 마련하였다.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의 자율성강화에 상응하는 투명성·책임성 확보차원에서 자치단체의 정보공개 의무 및 방법 등 정보공개에 관한 일반규정을 신설한 것과, 아울러 지방의원의 윤리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 윤리특별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마지막으로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기존의 수직적 관계에서 협력적 동반자관계로 전환하고자 하였고, 자치단체의 사무수행에서 능률성 강화를 위한 조치로서 단체장 인수위원회 구성에 대한 적정기준을 마련하여 인수위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하고 인수위원의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하였다.


  또한 교통·환경 등 광역적 행정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수 자치단체의 연합으로 구성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운영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두었으며,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별도의 행정적 명칭(특례시)을 부여하고 추가적인 사무특례를 확대해 가도록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은 주민자치제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로서 기여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규정들이 단체자치의 법체계 안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일정한 한계로 지적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치법의 규정에서 “... 대통령령으로 한다”고 규정하는 내용이 다수이고, 또한 자치단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 및 조정역할에서 상위정부가 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자치단체의 투명성 및 책임성 강화차원에서 내 놓은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국가의 강력한 통제가 자치행정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되고 있다. 즉, 종전까지는 시·도가 시·군·구의 위법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그에 따른 취소·정지권을 발동하지 않을 경우 국가(중앙정부)가 관여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국가의 기초단위까지 통제의 고리를 연결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 수행의 책임성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 것이 다른 한편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 전부개정안은 그간 국가중심의 자치에서 주민중심의 자치로 제도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지난 39년 지방자치의 소중한 경험과 값진 교훈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런 배경에서 진정한 지방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이해하여 주민주권의 주민자치를 기반으로 지역주민의 참여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동반자적인 협력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런 맥락에서 자치분권의 재설계를 도모하여 중앙정부가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모두 장악하여 국가발전을 이끌어내는 과거 중앙집권적인 발전 행정론이 아니라 각각의 자치단체가 각자의 여건과 능력에 맞는 자치역량을 키워내 주민주권자인 주민에게 실익이 돌아가게 하는 지방분권적 자치행정으로 국가발전을 이루어내는 행보로 전진해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